죽을 병은 아니지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몇 달째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을 배우가고 있는 중이다. 성도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훗날 더 깊은 맛이 우러 나오는 목양일념의 자세로 섬기리라 기도하며 있다.
한결같은 분들이 계신다. 한 두 분이라면 티가 나서 말도 못하겠지만, 한결같은 분들이 수두룩 하니 이 글을 남겨도 누가누군지 모르시리라 믿는다. ^^ 간식이라며 두고 가시는 분, 반찬이라며 두고 가시는 분, 텃밭에서 키운 거라 두고 가시는 분, 과일은 제대로 드시냐며 보내주시는 분, 한끼 식사라도 같이 하자며 청하시는 분, 가족끼리 식사하는 데 생각나서 보내주시는 분… 오며가며 기도하고 계심을 알려주시며 더 기도하겠다고 말씀해주시는 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몸을 쉬도록 하라며 떠미시는 분, 교회 사역에 헌신하겠다며 마음을 표현해 주시는 분 등등.. 지금까지 한결같이 목회자를 위로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을 통해 또 다른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며 고백하게 된다.
흔히들 이야기 한다. ‘목사가 아프면 은혜가 안 된다. 그러니 말하지 말아라’. 음..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닌 것 같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조금은 다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나는 아픈게 아니라, 조금 약해진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약함은 바울의 고백과 같이 강함 되시는 하나님을 더욱 바라며, 의지하게 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나는 예수님이 아니지만, 그렇게 비교조차 될 수 없는 먼지 같은 인생이지만, 예수님께서 왜 완전한 인간으로 오셨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은혜요, 헤아림이라는 것을 약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우리와 같은 성정을 가지사, 우리의 모든 질고를 이해하시기 위해서… 지금까지 그냥 스쳐지나가듯이 흘려 보냈던 말씀이 구구절절 가슴 깊은 곳에 와 닿는다.
끝으로 약해지고 나서야 비로서 나의 설교에도 은혜가 묻어난다. 사람 냄새가 나며, 위로의 향기가 더해지고 있다. 난 그렇게 생각난다. 왜냐면 전부 다 내 삶의 고백이자, 내 삶의 묵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으로 강단에 서게 된다. 조금 더 바르게, 조금 더 정직하게, 조금 더 간절한 마음으로… 더 힘있는 말씀의 강단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곧 좋아질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부르신 이가 여호와시니 조금 더 엎드릴 줄 아는 종이 되어 평생을 하나님께 쓰임 받고자 하는 나의 기도제목대로 하나님이 응답하고 계심을 믿는다. 하나님은 절대로 실수하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아멘. ^^
ps. 이 일기를 보고 무슨 큰일이 났나 걱정하는 분들이나, 호기심의 촉이 발동하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하시는 분들은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되고, 호기침이 발동하신 분이시라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 주시면 됩니다. ^^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