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생각보다 먼저 보내고 하나님 나라와 교회 그리고 두 아들을 위한 기도로 한나와 같이 평생을 기도해 오신 어머니께서 내게 한 자 한 자 자판을 누르시며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다.
전정신경염을 앓고 난 뒤, 두 달 뒤 이유 모를 어지럼증으로, 여기저기 다 체크를 해 보았지만 이상 무. 지긋지긋한 어지럼증과 싸우는 큰 아들이 어머니의 가슴에 또 짐이 되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스럽니다.
병원에서는 머리ㆍ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몸의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었기 때문에,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밸런스가 다 무너진 것으로 진단한다. 그리고 일종의 책임감이 강박으로 작용하기에 더 그럴 수 있다며 심미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지난 3년간 스스로가 만든 짐이 내게 있었던 것 같다. ‘하나님이 보내신 곳이니 열심을 다하자. 하나님의 교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것에도 내 몸과 같이 열심을 다해야 한다. 묵은 땅을 기경하여 옥토를 만들어가듯, 하나님의 아름다운 동산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든 독감이든 나는 걸리면 안 된다’. 그렇게 다짐하며 교회에서 자기를 밥먹듯하며, 금식도 반복하기를 거듭..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소소하게 아팠던 적은 있다. 대상포진 등등.. 하지만 이것이 돌아보니 누적된 결과가 지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병윈에서 주는 약을 살펴봤다. 신경안정제까지 있었다. 소량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어제 점심부터 약을 끊고 기도로 승부하며 하나님만이 해결해주시길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 머릿속에는 교회 생각 뿐이다. 자녀도, 가정도.. 아니다. ‘내가 안 하면 누가 하지? 성도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이런 내게 우리 전도사님 중 한 분이 이러셨다. “저는 목사님 뵈면서 너무 오버페이스 하시는 것 같았어요"라고 했다. 부정적인 뉘앙스라기 보다는 부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성도로, 간사로, 전도사로.. 열심을 다하려 했던 모습을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까지 여느 교회, 여느 사역에 있어 게으름 피지 않았다. 모든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다만 어머니의 기도처럼, 나 스스로가 하나님의 보폭에 내 걸음을 다시 맞추고, 롱런 할 수 있는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깨닫게 하시면 깨닫게 하시는대로, 또 다시 하나님의 청사진을 확인하며 재정비 할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목양일념.. 아들 목사의 목회철학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어여쁘이 여기시어, 건강을 회복시켜주셔서 어머니의 가슴에 기쁨 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게 된다.
‘불효자는 웁니다’ 라는 말이 나의 말이 되지 않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 성도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